한국산학경영연구소 [EBS 아시아음식의 비밀, 장(醬)]

과학적인 발효원리를 가진 장(醬)

수천 년 전부터 쌀을 주식으로 해온 아시아인들에게 쌀은 가장 친숙하고 중요한 에너지원이었다. 그러나 쌀만으로 채울 수 없는 부분이 있었고, 이는 아시아인들의 오랜 고민이 되었다. 그 고민의 산물인 두장과 어장은 쌀만으로 부족한 영양분인 단백질, 그리고 쌀을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감칠맛을 더해주었다. 초기의 장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단백질을 공급하고 재료의 부패를 막기 위해 보존하는 역할이었지만, 지금의 장은 더욱 맛있는 식탁, 그리고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슷하면서도 다양한 아시아의 장이 아시아인들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으며, 전파되고 발전되어 왔을까? 장이 숨겨놓은 아시아음식의 비밀을 파헤쳐본다.

1. 콩의 신비, 두장(豆醬)

시간의 흐름이 빚어낸 구수한 맛, 두장

아시아의 동방에서 시작해 수천 년 동안 아시아의 음식문화와 함께해온 콩은 발효라는 신비를 통해 오묘한 맛의 두장이 되었다. 기다림의 시간, 그리고 만드는 이들의 정성에 비례하는 두장의 맛은 자연과 시간, 아시아인들의 지혜가 만나 일구어낸 역사로 아시아의 밥상에 기본 맛이다. 한반도에서 시작된 장문화는 중국과 일본으로 전해졌고, 이들 삼국은 두장문화권의 중심이 되었다. 저마다의 식성과 사는 자연환경에 따라 형태와 맛은 다르지만, 천연의 향과 감칠맛을 가진 두장은 색과 맛을 중요시하는 아시아의 음식문화 발전에 여전히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에서 장이 발달할 수 있었던 공통점은 무엇이고, 언제 어떻게 두장이 탄생하게 된 것인지, 과연 중국과 일본의 두장은 어떤 발전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지 살펴본다.

2. 바다와 강의 축복, 어장(魚醬)

밥상 위에 올라온 싱싱한 자연의 맛, 어장

거친 바다와 넓은 강에서 건져 올린 물고기는 자연과 시간이 빚어낸 감칠맛의 지혜를 통해 아시아인들이 발견한 맛의 축복인 어장이 되었다. 열대몬순기후로 쌀농사가 발전했고, 강수량이 많아 어장이 발달하기 적합한 조건을 가진 나라 태국은 대표적인 어장문화권 나라 중 하나이다. 또한, 거의 모든 음식에 젓갈인 빠덱을 사용하는 라오스는 메콩 강이 있어 태국 못지않게 어장이 풍부한 나라이다. 그리고 일본의 대표적인 음식인 스시도 붕어에 쌀밥을 넣어 발효시킨 일본 전통 어장 후나즈시가 그 원조이다. 이렇게 지역에 따라, 또 그들의 문화에 따라 방법도 맛도 모양새도 달라졌지만, 그 어장 속에는 아시아인들의 치열한 삶이 담겨있다.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어장이 탄생하게 된 것인지, 과연 태국과 라오스 그리고 일본의 어장은 어떤 발전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지 살펴본다.

3부. 두와 어의 조화, 한국의 장(醬)

두장과 어장의 풍성하고 조화로운 맛, 한국의 밥상

두장이 발달한 중국과 일본, 어장이 발달한 동남아시아와 달리 한국인의 밥상은 두장과 어장이 함께하여 다채롭다. 한국의 장독 안에는 콩을 발효한 된장과 간장, 그리고 생선을 발효한 젓갈들이 있어 오랫동안 한국인의 밥상을 책임져왔다. 또한,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고추장의 등장은 한국의 밥상에 반찬 가짓수를 엄청나게 늘리며 일대 혁명을 불러왔다. 이렇게 땅의 산물을 두장으로, 또 바다의 산물을 어장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한국의 장 속에는 맛과 영양에 대한 옛 선조의 고민과 지혜가 숨어있다. 지역적 특성과 용도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장이 존재하는 한국의 장은 한국 민족이 우수한 민족으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한국의 장문화가 탄생하게 된 것인지, 과연 한국의 장은 어떤 발전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지 살펴본다.